히라가나와 가타카나, 빠르고 오래 기억하는 공부법
일본어 공부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것이 히라가나와 가타카나입니다. 처음 문자표를 펼쳐보면 비슷하게 생긴 글자가 많아 ‘이걸 언제 다 외우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열심히 외웠는데 다음 날이면 헷갈리거나, 순서대로는 읽을 수 있는데 단어 속에서는 바로 떠오르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빠르고 오래 기억하는 공부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는 무작정 여러 번 쓰는 것보다 보고, 읽고, 쓰고, 실제 단어에서 반복해서 만나는 과정을 함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본어 공부의 첫 관문인 두 문자를 보다 효율적으로 익히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히라가나는 한꺼번에 외우지 말고 소리와 함께 익히기
일본어의 히라가나는 일본어 문장을 읽기 위해 반드시 익혀야 하는 기본 문자입니다. 처음 공부할 때는 흔히 오십음도를 펼쳐놓고 あ부터 ん까지 반복해서 쓰며 외우게 됩니다. 물론 직접 써보는 것도 도움이 되지만 처음부터 모든 글자를 한꺼번에 암기하려 하면 오히려 비슷한 모양이 뒤섞여 헷갈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에는 일정한 단위로 나누어 익히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먼저 あ・い・う・え・お를 익힌 뒤 か・き・く・け・こ, さ・し・す・せ・そ와 같이 한 행씩 추가해 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글자의 모양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소리를 함께 기억하는 것입니다. あ를 보면서 머릿속으로 ‘아’라고 생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소리 내어 읽으면 글자와 발음의 연결이 더욱 자연스러워집니다.
처음에는 순서대로 잘 읽는 것 같아도 글자의 위치를 바꾸면 갑자기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문자를 외웠다기보다 오십음도의 순서를 기억하고 있는 것에 가까울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공부했다면 글자의 순서를 섞어 놓고 읽어보세요. き, ぬ, ほ, め처럼 무작위로 제시된 글자를 보고 바로 소리를 말할 수 있는지 확인하면 자신이 어떤 글자에 약한지 알 수 있습니다.
비슷하게 생긴 글자를 따로 모아 비교하는 방법도 유용합니다. 예를 들어 あ와 お, ぬ와 め, れ와 わ처럼 처음에는 혼동하기 쉬운 글자가 있습니다. 이런 문자는 ‘왜 계속 틀리지?’라고 생각하기보다 두 글자를 나란히 놓고 다른 부분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히라가나를 어느 정도 익혔다면 글자 하나씩만 읽는 단계에서 벗어나 실제 단어를 읽어봅니다. いえ(집), うみ(바다), ねこ(고양이), くるま(자동차), さかな(물고기)와 같이 쉬운 단어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문자 암기와 동시에 일본어 어휘도 자연스럽게 늘릴 수 있습니다.
히라가나는 시험을 보듯 하루 만에 완벽하게 암기하는 것이 목표가 아닙니다. 이후 일본어 공부를 계속하면서 수없이 만나게 되는 문자이므로 처음에는 ‘글자를 보면 어느 정도 소리가 떠오르는 상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도 충분합니다.
가타카나는 실제 외래어와 연결하면 훨씬 기억하기 쉽다
히라가나를 익힌 뒤에는 가타카나를 공부하게 됩니다. 가타카나는 히라가나와 같은 소리를 나타내지만 글자의 모양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히라가나 あ와 가타카나 ア는 모두 ‘아’, か와 カ는 모두 ‘카’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새로운 발음 체계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는 일본어 소리를 다른 문자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셈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일본어 초보자가 히라가나보다 가타카나를 어려워합니다. 일본어 문장에서 히라가나만큼 자주 접하지 않기 때문에 외웠다가도 쉽게 잊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シ와 ツ, ソ와 ン처럼 모양이 비슷한 문자는 초보자에게 상당히 헷갈릴 수 있습니다.
가타카나를 공부할 때는 글자만 반복해서 쓰기보다 실제 외래어를 함께 익히는 방법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テレビ(텔레비전), カメラ(카메라), ホテル(호텔), バス(버스), コーヒー(커피)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미 뜻을 알고 있기 때문에 가타카나 읽기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본어 특유의 외래어 발음도 자연스럽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영어의 coffee가 일본어에서는 コーヒー, computer가 コンピューター처럼 표현됩니다. 한국어나 영어의 발음을 그대로 생각하면 처음에는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반복해서 읽다 보면 일본어식 외래어 표현에도 익숙해집니다.
장음을 표시하는 「ー」도 가타카나 단어에서 자주 만나게 됩니다. スーパー(슈퍼마켓), ケーキ(케이크)처럼 앞의 소리를 길게 발음하는 표시입니다. 단순히 글자의 이름만 외우는 것보다 이런 실제 단어를 통해 장음까지 함께 익혀두면 이후 듣기와 회화 공부에도 도움이 됩니다.
가타카나는 며칠 동안 집중적으로 외운 뒤 끝내기보다 일본어 공부를 하면서 계속 복습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교재나 영상에서 가타카나 단어를 발견할 때마다 직접 읽어보고 모르는 글자만 다시 확인해 보세요. 실제 단어 속에서 여러 번 만난 글자는 억지로 암기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기억에 남게 됩니다.
쓰기만 반복하지 말고 읽기·복습·단어 공부를 함께하기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공부할 때 가장 익숙한 방법은 공책에 같은 글자를 여러 번 쓰는 것입니다. あ를 한 줄 쓰고, い를 한 줄 쓰는 방식입니다. 손으로 직접 쓰는 과정은 글자의 형태와 획을 익히는 데 분명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쓰기만 반복한다고 해서 반드시 문자를 빠르게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어 공부에서 실제로 많이 필요한 능력은 글자를 보았을 때 바로 소리가 떠오르는 것입니다. 따라서 쓰기 연습과 함께 읽기 연습을 충분히 해야 합니다. 일본어 단어를 보았을 때 한 글자씩 오랫동안 생각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이후 문법이나 독해 공부도 훨씬 편해집니다.
복습하는 방법에도 작은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첫날 あ 행과 か 행을 공부했다면 다음 날 새로운 글자를 배우기 전에 전날의 글자를 먼저 확인합니다. 3일 후, 일주일 후에도 다시 확인해 보세요. 한 번에 수십 번 쓰고 끝내는 것보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여러 번 다시 만나는 편이 장기 기억에 도움이 됩니다.
자신만의 ‘헷갈리는 문자 목록’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미 확실히 알고 있는 글자까지 매일 똑같이 반복하기보다 자꾸 틀리는 문자에 조금 더 시간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ぬ와 め를 계속 혼동한다면 두 글자만 따로 적어 비교하고, 각각이 들어간 단어를 찾아 읽어봅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일본어 키보드를 추가한 뒤 배운 단어를 직접 입력해 보면 문자를 찾고 선택하는 과정 자체가 복습이 됩니다. 간단한 일본어 단어를 메모하거나 오늘 배운 표현을 한두 문장 입력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완벽하게 외워야 다음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느 정도 읽을 수 있게 되었다면 단어와 기초문법 공부로 넘어가고, 그 과정에서 문자를 계속 복습하면 됩니다. 보고 → 소리 내어 읽고 → 직접 써보고 → 단어에서 찾아보고 → 며칠 뒤 다시 확인하는 과정을 반복하면 처음에는 낯설었던 일본어 문자가 점차 익숙해집니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는 일본어 공부의 목적지가 아니라 출발점입니다. 처음부터 속도에 집착하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반복해 보세요. 어느 날 일본어 문장을 보았을 때 글자 하나하나를 해독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읽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그때부터 일본어 공부는 한층 더 재미있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