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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시는 처음부터 생선초밥이 아니었다? 일본 스시의 흥미로운 역사

양쿠미 2026. 9. 12. 14:05

일본 음식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스시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습니다. 오늘은 처음부터 생선초밥이 아니었다는 소문이 있는 일본 스시의 흥미로운 역사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손으로 쥔 작은 밥 위에 생선 한 점을 올린 니기리즈시는 이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음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스시가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모습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초기의 스시는 생선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발효시키는 방법과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보존식이었던 음식은 빠르게 만들어 먹는 도시의 음식으로 변화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스시는 어떻게 탄생했을까요?

스시는 처음부터 생선초밥이 아니었다? 일본 스시의 흥미로운 역사
스시는 처음부터 생선초밥이 아니었다? 일본 스시의 흥미로운 역사

스시는 원래 생선을 오래 보관하기 위한 음식이었다?

오늘날에는 ‘스시’라고 하면 생선회를 올린 밥을 떠올리기 쉽지만 스시의 뿌리는 생선을 보존하기 위해 발효시키던 음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 여러 지역에는 생선을 소금과 밥 등을 이용해 발효시키는 오래된 식품문화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이 중국 등을 거쳐 일본에도 전해진 것으로 여겨집니다.

 

일본에서 오래된 형태의 스시로 알려진 것이 ‘나레즈시’입니다. 생선에 소금을 사용하고 밥과 함께 오랜 시간 발효시켜 보관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에서 흥미로운 점은 처음에는 밥이 지금처럼 반드시 함께 먹기 위한 주인공이 아니었다는 것입니다. 밥은 생선을 발효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오래 숙성한 뒤 생선을 중심으로 먹고 밥은 버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시간이 많이 필요했습니다. 생선을 장기간 보관하기에는 유용했지만 오늘날 우리가 식당에서 주문해 바로 먹는 스시와는 상당히 달랐습니다.

 

지금도 일본 시가현의 ‘후나즈시’에서 오래된 나레즈시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붕어의 한 종류를 이용해 오랜 기간 발효시키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먹는 초밥과는 향과 맛이 크게 다릅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일본 사람들은 발효기간을 점차 줄인 형태의 스시를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밥까지 함께 먹는 방식도 발달했습니다.

 

그리고 식초가 널리 이용되면서 중요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오랜 발효를 기다리지 않고 밥에 식초를 섞어 스시 특유의 새콤한 맛을 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스시에 사용하는 밥을 ‘샤리’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밥에 식초와 소금, 당류 등을 조절해 맛을 내고 그 위나 안에 다양한 재료를 더합니다.

 

따라서 스시에서 밥은 단순히 생선을 받치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밥의 온도와 식감, 식초의 정도가 전체적인 맛에 영향을 줍니다.

 

오늘날 스시는 흔히 ‘신선한 생선을 먹는 음식’으로 생각되지만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오히려 생선을 어떻게 오래 보존할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발전한 음식이었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에도 사람들의 패스트푸드였다? 니기리즈시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우리가 오늘날 가장 익숙하게 보는 것은 밥을 손으로 쥐고 그 위에 생선 등의 재료를 올린 ‘니기리즈시’입니다.

 

이 형태가 크게 발달한 곳은 에도, 즉 오늘날의 도쿄였습니다. 에도 시대 후기가 되면 에도는 많은 사람이 모여 사는 거대한 도시로 성장했습니다.

 

상인과 장인, 노동자 등 도시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밖에서 간단하고 빠르게 먹을 수 있는 음식도 발전했습니다. 소바와 덴푸라, 장어 요리 등과 함께 스시 역시 도시의 외식문화 속에서 성장했습니다.

 

19세기 전반에는 하나야 요헤이라는 인물이 에도식 니기리즈시를 널리 퍼뜨린 사람으로 자주 언급됩니다. 다만 한 사람이 오늘날의 니기리즈시를 완전히 처음 발명했다고 단순하게 이해하기보다는 당시 에도에서 여러 형태의 스시가 발전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로 보는 편이 좋습니다.

 

에도 앞바다에서는 여러 종류의 해산물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의 니기리즈시를 ‘에도마에즈시’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에도마에’는 본래 에도 앞바다와 그곳에서 얻은 해산물이라는 의미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냉장기술이 없었던 시대이므로 잡은 생선을 모두 오늘날의 회처럼 날것 그대로 올렸던 것은 아닙니다.

 

생선을 간장에 절이거나 식초로 손질하고 삶거나 익히는 등 재료에 맞는 방법을 사용했습니다. 맛을 내기 위한 조리법인 동시에 생선을 조금 더 안전하고 오래 이용하기 위한 지혜이기도 했습니다.

 

당시 니기리즈시는 지금 우리가 보는 것보다 크기가 컸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포장마차 등에서 빠르게 집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판매되었기 때문에 현대적인 표현을 빌리면 에도의 ‘패스트푸드’와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후 냉장과 운송기술이 발전하면서 먼 지역에서 잡은 신선한 생선을 도시까지 운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용할 수 있는 재료가 다양해지고 날생선을 활용한 스시도 더욱 일반화되었습니다.

 

20세기에는 스시가 일본 전국으로 더욱 널리 퍼졌고 해외에서도 일본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알려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고급 일식집에서 정갈하게 나오는 오늘날의 스시는 처음부터 고급요리로만 존재했던 것이 아닙니다. 도시 사람들이 빠르게 한 끼를 먹을 수 있었던 대중적인 음식의 역사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니기리만 스시가 아니다? 알고 먹으면 재미있는 다양한 스시

스시라고 하면 생선을 올린 니기리만 생각하기 쉽지만 일본에는 여러 형태의 스시가 있습니다.

 

먼저 ‘마키즈시’는 김 위에 밥과 재료를 놓고 말아서 만든 스시입니다. 가늘게 만든 호소마키부터 여러 재료를 넣어 굵게 만든 후토마키까지 다양한 형태가 있습니다.

 

‘군칸마키’도 있습니다. 밥의 둘레를 김으로 감싸 작은 그릇처럼 만든 뒤 연어알이나 성게처럼 밥 위에 그대로 올려놓기 어려운 재료를 담습니다. 옆에서 보면 군함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입니다.

 

‘이나리즈시’는 양념한 유부 안에 초밥을 넣어 만듭니다. 생선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부초밥과 친숙한 형태입니다.

 

‘지라시즈시’는 그릇이나 상자에 초밥을 담고 그 위에 여러 재료를 펼쳐 올리는 방식입니다. 지역이나 가정에 따라 사용하는 재료와 만드는 방법도 다양합니다.

 

오사카를 비롯한 간사이 지역에서는 틀에 밥과 생선 등을 넣고 눌러 만드는 ‘오시즈시’도 발달했습니다. 같은 스시라도 지역에 따라 모양과 만드는 방식이 달라진 것입니다.

 

스시를 먹을 때 사용하는 간장과 와사비에도 나름의 역할이 있습니다. 간장은 재료의 맛을 보완하기 위해 소량 사용하는 것이 좋고, 전문점에서는 요리사가 이미 적절한 양의 양념이나 간장을 발라 내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니기리즈시를 먹을 때 반드시 젓가락만 사용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일본에서는 손으로 집어 먹는 것도 자연스러운 방법입니다. 따라서 ‘스시는 꼭 손으로 먹어야 한다’ 또는 ‘반드시 젓가락으로 먹어야 한다’는 식으로 지나치게 엄격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함께 나오는 생강절임인 ‘가리’는 서로 다른 스시를 먹는 사이에 입안을 정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일본의 스시문화를 크게 대중화한 것이 ‘가이텐즈시’, 즉 회전초밥입니다. 접시에 담긴 스시가 회전하는 장치를 따라 이동하고 손님이 원하는 것을 골라 먹는 방식입니다.

 

회전초밥은 1950년대 후반 일본에서 등장해 이후 전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비교적 부담 없이 다양한 스시를 골라 먹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실제로 스시가 계속 회전하기보다 터치스크린으로 주문하면 전용 레일을 통해 자리까지 음식을 보내주는 매장도 늘어났습니다. 접시를 자동으로 계산하거나 스마트폰으로 주문하는 등 새로운 기술도 도입되고 있습니다.

 

오래전 생선을 보존하기 위해 시작된 음식이 포장마차의 간편식이 되고, 다시 세계적인 음식과 첨단 주문 시스템을 갖춘 외식문화로 변한 것입니다.

 

스시의 역사를 따라가 보면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생선초밥이 처음부터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생선을 오래 보관하기 위한 발효식에서 시작해 식초를 사용한 밥과 만나고, 에도의 도시문화 속에서 빠르게 먹을 수 있는 니기리즈시로 발전했습니다.

 

오늘날에는 니기리와 마키, 오시즈시, 회전초밥 등 다양한 모습으로 계속 변화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스시를 만나게 된다면 생선의 종류뿐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졌으며 그 지역에는 어떤 스시문화가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한 접시의 스시를 더욱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