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에는 학생들이 함께 교실을 청소하고 급식을 나누어 먹거나 실내화로 갈아 신는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오늘은 일본 학생들은 정말 교실 청소를 직접 하는지 일본 학교생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를 보면 운동회와 문화제처럼 우리에게도 익숙하면서 조금씩 다른 학교행사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작품 속 모습이 일본의 모든 학교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과 학교에 따라 규칙과 생활방식도 다릅니다.
그렇다면 실제 일본 학생들의 하루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등교부터 수업과 점심시간, 청소와 방과 후까지 일본 학교생활의 특징을 알아보겠습니다.

학교에 가면 신발부터 갈아 신는다? 일본 학생들의 하루
일본의 학교는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의무교육은 초등학교와 중학교까지이며 고등학교는 의무교육이 아니지만 많은 학생이 진학합니다.
새 학년이 3월이 아닌 4월에 시작한다는 점은 일본 학교생활의 대표적인 특징입니다. 일반적으로 4월에 입학식과 새 학년이 시작되고 다음 해 3월에 학년이 마무리됩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벚꽃이 피는 풍경과 입학식이 함께 떠오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생이 학교에 도착하면 먼저 신발을 갈아 신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학교 건물 입구에는 학생들의 신발을 보관하는 ‘게타바코’가 마련된 경우가 많고 밖에서 신던 신발을 벗은 뒤 ‘우와바키’라는 실내화를 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학교에 따라 실내화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주 낯선 문화는 아닙니다. 다만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신발장에 편지를 넣어두는 장면이 자주 등장하면서 일본 학교의 게타바코가 해외에도 꽤 유명해졌습니다.
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반 교실에서 대부분의 수업을 받으며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도 기본적으로 학급을 중심으로 생활합니다. 과목에 따라 음악실과 과학실, 체육관 등으로 이동합니다.
아침에는 학급에서 짧은 조회를 하기도 합니다. 담임교사가 공지사항을 전달하거나 학생들의 출석을 확인하고 그날의 일정을 알려줍니다.
일본 학교에서 학생들이 담당하는 역할도 흥미롭습니다. 학급 안에서 여러 일을 분담하는 ‘가카리’ 활동이 있으며 학생이 돌아가며 일정한 역할을 맡기도 합니다. 학급의 작은 공동생활을 학생들 스스로 운영해 보는 경험을 하는 것입니다.
학교생활에서 규칙을 중요하게 여기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복장과 머리 모양, 학교에서 사용하는 물건 등에 관한 세부적인 교칙이 존재합니다.
지나치게 세세하거나 시대에 맞지 않는 교칙은 일본에서 ‘블랙 교칙’이라고 불리며 사회적인 논쟁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학생의 원래 머리색이 밝은데도 검게 염색하도록 요구했다는 사례 등이 알려지면서 교칙을 재검토하는 학교도 생겼습니다.
따라서 일본 학교를 단순히 ‘규칙이 엄격한 곳’이라고 일반화하기보다는 전통적으로 집단생활과 규칙을 중시해온 모습이 남아 있는 한편, 오늘날에는 학생의 다양성과 권리를 고려해 이를 바꾸려는 움직임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급식을 나르고 교실을 청소한다고?
일본 초등학교의 점심시간을 보면 학생들이 흰색 가운과 모자 등을 착용하고 음식을 나누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학교급식을 ‘규쇼쿠’라고 합니다.
급식실이나 조리시설에서 준비된 음식을 교실까지 가져온 뒤 그날 급식 담당인 학생들이 친구들에게 나누어주는 방식이 흔합니다. 배식이 끝나면 학생과 교사가 같은 교실에서 함께 식사하기도 합니다.
학교와 지역에 따라 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단순히 밥을 먹는 것뿐 아니라 학생들이 배식과 정리를 함께 경험한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그리고 일본 학교생활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청소입니다.
일본의 많은 초·중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교실과 복도 등 학교 공간을 직접 청소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빗자루로 바닥을 쓸고 걸레질을 하거나 책상과 의자를 정리하며 여러 학생이 역할을 나누어 청소합니다.
그렇다면 일본 학교에는 청소를 담당하는 직원이 전혀 없는 것일까요? 그렇게 단정하면 정확하지 않습니다. 학교에 따라 직원이나 외부 인력이 관리하는 공간과 업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도 학교생활의 일부로 일정한 청소에 참여한다는 점입니다.
학생들이 청소에 참여하는 것은 단순히 학교의 인력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자신들이 사용하는 공간을 스스로 관리하고 공동생활에 필요한 역할을 함께 담당한다는 교육적인 의미가 강조되어 왔습니다.
청소가 학교교육과 연결되는 배경에는 일본에서 생활습관과 공동체 활동을 교육의 일부로 바라보는 전통도 있습니다. 정해진 역할을 함께 수행하면서 책임감과 협력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물론 실제 학생들이 언제나 즐겁게 청소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학교생활의 일과인 만큼 귀찮아하는 학생도 있을 수 있고 청소방식과 시간도 학교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일본 학생들은 청소를 좋아해서 스스로 한다”라고 설명하기보다는 학생이 학교 공간을 관리하는 활동 자체가 교육과정과 학교생활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아 있다고 이해하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점심시간과 청소시간을 함께 살펴보면 일본 학교가 교과수업만을 교육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음식을 나누고 사용한 공간을 정리하는 일상적인 행동도 공동생활을 배우는 경험으로 활용되는 것입니다.
운동회와 문화제도 수업만큼 중요한가? 방과 후까지 이어지는 학교생활
일본 학교에는 수업 이외에도 여러 행사가 있습니다. 그중 우리에게도 친숙한 것이 ‘운도카이’, 즉 운동회입니다.
초등학교 운동회에서는 달리기와 단체경기, 춤이나 응원 등 여러 프로그램이 진행됩니다. 가족들이 학교를 찾아 학생들의 경기를 지켜보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다이이쿠사이’라는 이름으로 체육행사를 개최하는 곳도 있습니다. 학급이나 팀별로 경쟁하면서 학생들이 행사를 준비하고 참여합니다.
일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에서 특히 자주 등장하는 것이 ‘분카사이’, 즉 문화제입니다. 학교나 학급별로 전시와 공연, 체험공간 등을 준비하는 행사입니다.
학생들이 교실을 꾸며 카페나 체험공간처럼 운영하거나 연극과 음악공연을 준비하기도 합니다. 학교에 따라 가족이나 다른 학교 학생, 지역 주민 등이 방문할 수 있도록 공개하기도 합니다.
다만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문화제 장면을 일본의 모든 학교가 똑같이 재현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학교의 규모와 규칙, 지역에 따라 행사의 내용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학교생활은 정규수업이 끝났다고 바로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많은 중·고등학생이 방과 후 ‘부카츠’라고 불리는 동아리 활동에 참여합니다.
야구와 축구, 농구 같은 운동부뿐 아니라 취주악과 미술, 과학 등 다양한 문화계 동아리가 있습니다. 일부 운동부에서는 주말에도 연습이나 경기가 이어질 만큼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도 합니다.
부카츠는 친구를 만들고 관심 분야를 깊이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지나치게 긴 활동시간과 지도방식이 학생과 교사에게 부담이 된다는 문제도 제기되어 왔습니다. 최근에는 학교가 담당하던 활동 일부를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등 운영방식을 바꾸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 일본 학생들의 일상을 이야기할 때 ‘주쿠’라고 불리는 사교육기관도 빼놓기 어렵습니다. 학교수업이 끝난 뒤 진학시험이나 부족한 과목을 공부하기 위해 주쿠에 다니는 학생들이 있습니다.
특히 고등학교와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시기에는 학교와 동아리, 주쿠를 오가며 바쁜 생활을 하는 학생도 많습니다.
이처럼 일본 학생들의 하루에는 교과수업뿐 아니라 급식과 청소, 학교행사, 동아리 등 다양한 공동활동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일본 작품에서 익숙하게 보아온 장면들 중 상당수가 실제 학교문화에서 소재를 가져온 것입니다.
일본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실내화로 갈아 신고 교실에서 생활하며, 많은 학교에서 급식 배식과 청소에도 직접 참여합니다. 운동회와 문화제, 방과 후 동아리 역시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물론 일본의 모든 학교가 똑같은 규칙과 문화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시대가 달라지면서 오래된 교칙과 동아리 운영방식을 바꾸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본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에서 학교 장면을 만나게 된다면 교실 뒤편의 청소도구함이나 신발장, 급식 당번처럼 평범해 보이는 모습에도 실제 일본의 학교문화가 담겨 있다는 점을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입니다.